2016년 6월 1일 수요일

태양을 바라보며 [줄리언 반스]~

태양을 바라보며 [줄리언 반스]진 서전트란 여자의 일대기를 초년, 중년, 노년의 3부에 걸쳐 그리고 있다. 진은 1922년 출생해서 이 작품이 끝나는 해인 2021년까지 장수하고 있는 여자이지만, 이렇다 할 중요한 일은 하지 못한 아주 평범한 여자다. 1부 초년 시절의 진은 호기심 많은 어린이로 자라난다. 그리고 진은 영국의 전투기 조종사 프로서로부터 영국 해협을 건너 귀대할 때 오렌지빛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두 번이나 봤다는 경험담을 듣는다. 또 레슬리 아저씨와 함께한 여러 게임들과 그가 보여 준 마술들은 평범하고 따분한 어린 진의 생활에 새롭고 신기한 삶의 신비를 심어 주었다. 임무 수행 중 죽음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잠시 비행 중지 명령을 받고 진의 가족과 함께 유숙하고 있는 프로서는 자신이 집요하게 생각해 온 일, 즉 최고로 죽는 방법에 관해 진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실제 전쟁이 끝나고, 진은 프로서가 그의 말대로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태양을 향하여 수직상승하다가, 추락해 사망했다는 말을 듣는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과 결혼이다. 성년의 문턱에 도달한 진은 경찰관인 마이클의 구애를 받고, 그와 결혼하고자 결심한다. 또 섹스에 무지했던 진은 결혼을 앞두고 현대적인 이웃 주부가 전해 준 책을 통해 무지를 극복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책에 나오는 알 수 없는 언어들이 진을 더욱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한다. 이런 언어들은 마이클과의 결혼 생활의 장래를 예고한다. 이 소설의 2부는 20년간의 결혼 생활과 이혼 후의 진의 삶, 여행, 지혜의 터득을 주로 묘사한다. 진이 결혼한 남자 마이클은 두 발, 어쩌면 두 눈까지도 모두 땅에 고착시키고 있는 그런 남자다. 태양을 응시하지도 않고 따라서 태양이 두 번 떠오르는 을 경험한 적도 없는 사람으로 진이 동경했던 사랑의 해답이 될 수는 없었다. 진은 마이클의 아내로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결혼 20년 만에야 얻은 아들 그레고리와 함께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독립된 여자로서의 길을 택한다. 처음에는 아들과 함께 이곳저곳 전전하는 삶을 살고 난 진은, 자신이 정한 를 찾아 여행하기 위해 대륙에서 대륙으로 비행을 한다. 남편도 죽고, 자신도 은퇴의 나이가 되어 조용히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자신과 자신의 세계에 대한 통찰의 여행을 떠난 것이다. 3부는 이제 99세가 된 늙은 진과, 레슬리 아저씨의 죽음 이후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레고리가 던지는 해답 없는 의문에 관한 것이다. 이제 60세가 된 진의 아들 그레고리는 죽음, 신, 삶의 신비 등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미래의 2021년 최첨단 컴퓨터 시대에 걸맞게 인간의 모든 지식을 수록한 GPC(다목적 컴퓨터)에 질문들을 입력한다. 그리고 TAT(절대 진리)라는 특수 프로그램에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한다. 하지만 그가 컴퓨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기대에 못 미치는 자료뿐으로, 해답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는 라는 짜증나는 거부 반응만 나타낼 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런 질문들에 대해 진은 자신의 소신껏 명료하게 대답해 준다. 그리고 아들 그레고리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프로서가 가르쳐 준 대로 태양을 응시하며, 태양이 지는 황홀한 모습을 구름 손가락 사이로 두 번씩이나 목격하는 행복을 경험하고, 사실상 그녀의 삶을 종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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