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6일 목요일

보스 2 [김랑]~

보스 2 [김랑]대두목의 저자 김랑, 그가 다시 쓰는 남자의 세계.아무도 이해하지 마라. 누군가의 이해를 바랐다면, 처음부터 태어나지도 않았다.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그리지 않겠다는 작가. 김랑이 집필 초기에 포기해 버렸던 소설, 그리고 3년의 공백.정혁이 할아버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흥 동네 골목으로 차를 몰아가고 있었다. 골목 양옆으로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 때문에 도로에서의 운전과는 다르게 빠르게 달릴 수가 없었다. 속력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5미터 간격으로 만들어 놓은 시멘트 턱도 운전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초등학교가 인접해 있는 탓인지 다른 골목보다 턱이 유달리 많았다.시흥 말미에 자리를 잡은 지 20년이 넘었고 어릴 때부터 나고 자랐던 동네라 낯설지 않고 익숙한 것은 좋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집들과 자동차 때문에 동네가 하루가 다르게 갑갑해 보이고 좁아져서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정혁이 막 우회전을 해서 한 이백 미터만 더 가면 집이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저만치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어느 집 창문을 보고 있는 것인지 가로등을 보고 있는 것인지 가로등에 붙은 사원모집 광고지를 보고 있는 것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여하튼 여자가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정혁은 여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며 의무적으로 클랙슨 한 번 눌러 곧 차가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여자는 정혁의 차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건지 클랙슨 소리를 듣고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 계속 고개를 치켜든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p.136~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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