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8일 토요일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상) [츠지무라 미즈키]~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상) [츠지무라 미즈키]제147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의 중심에 우뚝 선 츠지무라 미즈키. 그녀를 있게 한 제31회 메피스토상 수상작이며 충격적인 데뷔작.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5시 53분.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눈이 내리는 어느 겨울날. 수험 준비가 한창인 3학년 2반 학생들은 평소처럼 등교한다. 하지만 그날 학교에 온 사람은 평소에 사이가 좋았던 여덟 사람뿐. 수업 시작종도 울리지 않고 여덟 명 외에는 인기척도 없다. 눈이 많이 와서 휴교가 된 것일까. 돌아가려던 학생들은 학교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창문도 열리지 않고, 심지어는 깨지지도 않는다. 휴대전화는 불통, 그리고 어느 순간 학교 안의 모든 시계가 5시 53분을 가리키며 멈춘다. 혼란에 빠지는 학생들. 갇힌 거나 다름없는 텅 빈 학교 안에서 그들 중 한 사람이 두 달 전에 자살한 급우 이야기를 꺼낸다.그리고 그들은 이내 깨닫는다. 자신들 중 어느 누구도 자살한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과 지금 이곳에 있는 자신들이 원래 7명이어야 한다는 사실을.......[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의 저자 ‘츠지무라 미즈키’는 이 작품으로 제3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데뷔하게 된다. 그 후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일본 유망 작가로 손꼽히게 되던 그녀가 드디어 제147회 나오키상을 수상, 일본 문학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다.최근 일본의 20,30대 여성 독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작가로 떠오른 ‘츠지무라 미즈키’는 10대들의 심리묘사에 뛰어난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풀어내는 10대들의 심리묘사는 데뷔작인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에서 시작되었음을, 이 작품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소설은 여덟 명의 학생들이 차가운 학교에 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자살한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채, 그런 여덟 사람의 사연들이 흘러가기 시작하고, 하나씩 사라져간다. 작가 특유의 10대들에 대한 심리묘사는 각 개인에 맞춰 진행되며, 극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친구 각 개인에 대한 사연으로 인해 점점 그들에게 동화되어 가고, 그런 초조함 속에서 자살한 친구를 떠올려야 한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진지하지도 않은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사연으로 읽는 동안 작품 속에 독자를 가두어둔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지다. 자살한 친구는 누구인가?갑자기 리카는 관자놀이 부근에 희미한 통증을 느끼고 옆 책상을 짚었다. 책상 위에서 본 액자의 사진. 11월 말, 그 자살이 있고 나서 촬영한 자신들의 사진.가슴속을 답답하게 하는 위화감의 정체, 그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지금 여기 있는 리카의 반 학급위원들. 두 달 전에 열린 축제를 위해 함께 준비했고,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사이가 좋아진 멤버.리카는 슬그머니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얼굴을 따라 차례차례 시선을 옮겼다.다카노와 아키히코, 스가와라에 미쓰루. 미즈키와 게이코, 시미즈와......, 그리고 리카다. 남녀 4명씩 전부 8명. 평소와 다름없는 멤버다.하지만 왜일까, 어째서일까.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그래, 아까 본 사진이다. 사카키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그 액자 속, 사카키를 둘러싸고 있던 제자들의 얼굴. 그리고 그것은.......리카는 갑자기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한 명 부족했다. 8명이 아니다, 7명밖에 없었다.틀림없이 생각난다. 그때 느낀 위화감. 그 사건 직후에 찍은 사진에, 자신들 중 누군가 한 명이 없었다.(/ p.86)초조해서 진정이 되지 않는다. 입술을 살짝 깨물며 친구들의 얼굴을 살펴보고 다카노는 답답해져서 눈을 찡그렸다. 자신들은 사이좋게 지내오지 않았는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든지 악의를 느꼈다든지, 그런 피해망상에 빠질 만한 사람이 자신들 중에 있다? 아니면 그 누군가에게 한 심한 행동도 자신이 잊어버렸을 뿐인 것인가.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를 몰라 말없이 다카노는 고개를 든다. 그리고 거기서 무심코 놀라 침을 삼켰다. 식당 중앙에 걸려 있는 시계. 그 바늘이 가리키는 시각을 보고 다카노는 아아, 하고 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시계가......, 가고 있어.'6시 32분.그 시각을 가리킨 시곗바늘은 지금 또다시 찰칵하고 1분의 거리를 이동하려는 참이었다.(/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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