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9일 일요일

진주 (개정판) [존 스타인벡]~

진주 (개정판) [존 스타인벡]그것은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부드러웠다. 마치 진주가 미래의 안락함과 안정을 보장하는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 느껴졌다 존 스타인벡의 『진주』는 인간의 숨겨진 본능이라 할 탐욕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를 추적하여 강렬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타인벡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과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지금 바로 우리들 곁에서 일상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가장 급박한 상황에서 발견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값비싼 진주. 그것을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의 구분되지 않는 탐욕을 통해, 모든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본성과 부끄러운 인간의 자화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오두막은 태양빛을 받아 서서히 따뜻해졌고 벽의 갈라진 틈들 사이로 가느다란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가느다란 빛줄기 중 하나가 코요티토가 누워 있는 요람과 요람을 매달고 있는 밧줄을 비추었다. 그때 어떤 작은 움직임 때문에 그들은 요람을 바라봤다. 순간 키노와 주애너는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 지붕의 대들보에 요람을 매달고 있는 밧줄을 타고 전갈 한 마리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선 악마의 노래, 적의 노래, 가족의 원수들이 부르는 노래, 야만스럽고 은밀하며 위험으로 가득한 가락이 들려왔다. - 본문 15p 중에서 키노는 머리 위에 떠 있는 카누에서 주애너가 기도의 마술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코요티토의 부어오른 어깨를 치료하기 위해 행운이 필요한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행운을 강제로라도 빼앗기 위해, 신의 손에서 억지로라도 행운을 낚아채기 위해 근육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필요성이 절박했으며 그 소원이 간절했기 때문에 오늘 아침 비밀스럽고 소박한 ‘진주를 기원하는 노래’의 가락은 더욱 강하게 울려 퍼졌다. - 본문 35p 중에서 키노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진주를 발견했던 것이다. 진주의 본질과 인간의 본질이 뒤섞이자 기묘한 검은 찌꺼기가 침전되었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키노의 진주와 관계를 맺게 되었다. 키노의 진주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며 사색 그리고 음모와 계획, 미래와 소원, 필요와 탐욕, 갈망이 되었으며 그것을 방해하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키노였다. - 본문 43p 중에서 두 사람은 마치 두 개의 검은 탑을 가져오는 것처럼 보였다. 키노는 팔에 소총을 걸치고 있었고 주애너는 숄을 자루처럼 어깨 너머로 둘러메고 있었다. 그 안에는 조그맣고 흔들거리는 무거운 꾸러미가 들어 있었다. 숄은 말라붙은 피로 뒤덮여 있었고 그 꾸러미는 그녀의 걸음걸이를 따라 조금씩 흔들거렸다. 그녀의 얼굴은 피로와 긴장감으로 인해 잔뜩 굳어 있었고 주름 잡힌 가죽처럼 변해 있었다. 그녀의 크게 뜬 두 눈은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았고 천국처럼 멀리 떨어져 있었다. - 본문 146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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