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6일 목요일

마음 [나쓰메 소세키]~

마음 [나쓰메 소세키]존재의 불안, 구원의 주재라는 내밀한 문제를 긴밀한 구성 안에 녹여낸 이 작품은 도무지 남과 어울리려 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선생님'에게만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나'와 자신을 믿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라고 태연스럽게 말하는 '선생님'의 관계를 통해 존재에 대한 죄의식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행인'에 이은 장편소설로 1914년 4월부터 8월까지 동경과 오사카의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는데, 당시 에고이즘에 대한 추구와 비판이 매우 철저하게 묘사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작품과는 달리 이 책에는 주인공인 '나'가 두 명 등장한다.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전개되는 심리묘사가 극히 세밀하고 솔직하다는 의미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는 순수하면서도 털털한 대학생이다. 반면 '선생님과 유서'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나'는 너무나 순수해서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었던 메이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젊은 날 자신으로 말미암아 자살한 친구 때문에 후회와 번민을 반복한다. 따라서 주인공이 죽기 직전에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털어놓는 부분은 상당히 무겁고 극적이다. 이 소설에 대한 평가 가운데 특이한 것은 호모 소설, 게이 소설로 보는 시각이다. 이는 일본의 정신병리학자 도이 타케오의 '동성애적 감정'이란 지적에서 출발한 견해들로 가마쿠라 해변에서 만난 선생님에게 젊은 학생인 작중 화자가 끌리는 부분부터 그 냄새가 풍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이끌림과 그 심리 및 갈등 구조가 압권이다.아버지의 상태는 일주일 동안 변화가 없었다. 나는 그 동안에 규슈에 있는 형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여동생에게는 어머니한테 연락하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이번이 두 사람 앞으로 아버지의 건강에 관해 부치는 마지막 편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지에다 다음에 또 무슨 일이 있으면 그땐 전보를 칠 테니 곧바로 달려오라고 일렀다.형은 일 때문에 늘 바빴다. 동생은 임신 중이었다. 그러니 아버지 상태가 당장 어찌 되실 정도가 아닌 이상 곧장 불러들일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정 봐준답시고 천천히 알렸다가 기껏 멀리서 달려왔는데 너무 늦어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하면 그것도 나중에 원망을 들을 일이다. 나는 전보 내용뿐만 아니라 부치는 시기까지 남모르는 고민을 해야 했다.'며칠 몇 시에 돌아가실 건지는 저로서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언제고 일이 날 수 있다는 것만큼은 알고 계세요.' (/ p.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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